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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심리학에서는 사람의 심리를 간파하려면 신체 반응에 주목해야 한다고 합니다.
거짓말을 하거나 불안감을 느낄때 우리의 몸은 진실을 말한다고 하네요.
요즘은 인권 존중과 무죄 추정의 원칙 때문에 범죄자가 거짓말을 한다해도 협박이나 고문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진실을 알아낼 수 있을까요?
범죄 심리학:포유류의 뇌라 불리는 감정 담당의 변연계
범죄 심리학에서는 포유류의 뇌라 불리는 변연계를 관찰합니다. 사람의 대화는 언어뿐만 아니라 표정이나 몸짓등의 신체 언어가 60% 이상 차지합니다. 변연계는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로, 위협상황시 정지,도망,투쟁 반응을 지시해서 생존 확률을 높이는 담당을 하는 뇌입니다.
인간의 뇌라 불리는 신피질 속 전전두피질이 없는 얘기를 지어내서 거짓말을 하면 오류 모니터링 시스템인 전축대상피질은 뭔가 잘못됐음을 변연계에 알리고 변연계는 이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서 몸을 준비 시키는데 신피질이 뒤늦게 달려와서 이상의 힘으로 이런 반응을 숨기려고 해도 이미 늦었습니다. 이 본능적인 신체 반응은 주먹뿐 아니라 초속 300m로 날아오는 총알도 팔로 막아낼 정도로 빠르기 때문이죠. 뭐 진짜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요.
범죄 심리학에서의 방어원: 투쟁반응, 도망반응
범죄 심리학에서 말하는 방어원의 일종인 투쟁반응과 도망 반응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공격을 방어하다 팔에 생긴 상처를 법의학 용어로 방어원이라 부르는데 이걸 통해 어린아이의 팔에 상처 부위를 보고 부모의 학대 여부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팔은 최전선의 생존 도구이기에 사람들의 감정과 의도 잘 드러나는 편이죠.
사람들은 불만스러운 상황에선 마치 침팬지가 뭔가 털을 꼿꼿이 세우듯이 팔을 넓게 벌리게 되는데요 무의식 중에 자기 몸짓과 영역을 넓혀서 권력을 보여주고 자기 의견을 피력하려는 투쟁반응의 일종입니다.
그래서 아메리카 항공의 승무원들은 티켓 발권 시 승객의 팔이 얼마나 벌어지는지를 보고 문제 소지가 있는 승객을 미리 식별해내기도 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뭔가 불편하거나 위협을 느낀다면 팔은 몸을 보호하려고 바싹부터 경직될 겁니다. 팔짱 끼기는 물론이고 여자들이 쿠션이나 핸드백을 끌어안는 건 없어 보이려고 하는게 아니라 도구로 몸을 보호하려는 도망반응입니다.
한편 우리 뇌는 추상적인 정보인 약하기 때문에 신체를 통한 구체적인 정보로 바꾸는 경향이 있는데 예를 들어 죄를 지어 죄책감이 드는 사람은 그 감정을 물리적으로 털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듯이 손씻기나 샤워를 자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눈을 감거나 눈을 가리는 행위는 지금 불편한 정보를 마주하고 있으니 그 자리에서 벗어나거나 그 정보를 찾아내겠다는 도망반응입니다.
나쁜 소식을 들어서 기분이 상했을 때 눈을 깊게 감고 고개를 숙였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이 눈 가리기는 생물학적으로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지라 태어나 선천적 시각장애인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는 반응이라고 합니다.
한편 스트레스 상황에서 사람들은 감정을 쉽사리 드러내지 못하게 하는 사회적 관습이나 학습 때문에 적응자라고 불리는 진정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주로 목이나 얼굴 주위에 손을 대는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거나 불편한 상황에 몰렸을 땐 여성들은 쇄골 사이에 천돌이란 부분을 마사지하고 남성들은 목을 쓰다듬거나 넥타이를 느슨하게 하는 등 스트레스를 완화하려는 행위를 합니다.
미국 최고의 비언어 행동 전문가 조 내버로는 사건 전용 무기를 소지한 도주자가 어머니 집에 숨어 있을 거라는 추측으로 어머니를 찾아가신문했는데 아들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천돌의 손을 올리는 모습을 보곤 수색 영장을 가지고 집을 수색해 실제로 도주한 아들을 발견했던 경우도 있습니다.
다리와 발이 주는 정직한 신호
지금까지는 상반신의 주목했지만 영국의 인류학자인 데스몬드 모리스는 다리와 발이 몸 어떤 부분보다 정직한 신호를 준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왜냐하면 다리와 발은 우리 선조들의 생존을 위해 미친듯이 빨리 움직여야 했던 기관이기 때문이죠. 이 생물학적 프로그래밍은 매우 강력하게 내장돼 있어서 실제로 아주 숙련된 퍼커 선수도 표정이나 팔에 움직임은 잘 통제하는 반면에 기쁨이나 초조한 마음이 다리에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또 책상 등의 가려져 사람들이 숨기려는 노력을 잘 하지 않기에 더욱더 중요한 정보를 그대로 노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그럴 땐 보이지 않는 다리보단 어깨의 움직임을 보고 다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느 정도는 유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이 신호들은 상당히 직관적인데 발과 다리는 무의식적으로 가고 싶어하는 방향을 가리킵니다. 대화중에 상대방의 한쪽 다리가 점점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거나 멀어진다면 대화를 그만두고 싶다는 신호이며 혹은 다른 사람들의 대화에 끼어들 때 발과 몸이 내 쪽으로 향하지 않는다면 별로 환영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또 흔들거리는 다리에 움직임을 억제하기 위해 의자 사이로 다리를 밀어넣어 고정한다든가 다리를 꼬아 상대방과의 장벽을 만드는 것은 각각 정지반응과 도망반응으로 볼 수 있는데 이때 어떤 상황에서 이런 반응들을 보였는지 연관지일 수 있다면 어떤 말이 거짓말인지 혹은이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몸이 주는 몇몇 중요한 힌트를 알아봤는데요 그 이외에도 표정 손동작 몸통 등 다양한 곳에서 신호를 읽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단순하게 신체 반응이 생각이나 감정과 일대일 매칭된다는게 아니란 것입니다. 가령 머리 기울이기는 상황에 따라 편안함의 신호로도 실망이나 불편함의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반응을 일으킨 맥락도 역시 중요하다는 뜻이죠.
예를 들어 조 내버로는 계약 협상의 자문으로 참가했을 때 실무자가 계약의 특정 조항에만 입술을 살짝 오므리는 걸 포착하고 그 조항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내 매년 문제가 터지던 조항을 조정해 협상 이끌어낼 수 있었는데 그 협상에서 무려 135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이런 신체 언어를 이해하는 건 거짓말 탐지, 호감 체크 이상의 용도가 있습니다.
범죄 심리학의 안면피드백 가설
범죄 심리학의 안면피드백 가설이란게 있는데요 감정이 우리 몸에 드러나는게 아니라 그 반대로 얼굴 표정이나 신체가 감정이 될 수도 있다는 가설이죠. 유르겐이라는 이름을 읽으면 입술이 뾰족하게 튀어나오는데, 반면에 피터는 입이 미소를 지을 때처럼 쭉 펴지기 때문에 유르겐은 피터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보다 더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는 연구 결과도 있죠. 즉 우리가 감정을 다스릴 때 자세를 먼저 바꾸면 사람들에게 나의 상태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보낼 수 있을뿐만 아니라 실제로 나 자신의 감정도 그렇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런 아날로그적 신체 언어를 알아차리는 방법을 배웠다고 갑자기 영화의 독심술사처럼 능력이 출중해지진 않겠지만 신체 언어를 읽는 능력은 이런저런 상황에서 아주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치트키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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